정종배 시
꽃샘추위
봄눈이 내렸다
퇴근길 1호선 전동차 좌석에 스팀이 들어왔다
고향집 아랫목에 둘러 앉아
한겨울밤 고구마 깎아 먹던 추억을 되새긴다
봄눈 녹아 계곡물 불어나면
숲길이 환하게 살아나고
얼었던 나무 물관 터지는 소리에
생강나무 꽃눈 틔운 향기가 차오르면
까치집 둥지가 흔들리고
멧돼지 짝을 찾아 온산을 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