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정종배 2018. 3. 26. 07:16

 

 

외치지도

목소리 높이지도

거리에 들리지도 않는다

 

오래된 가지를 꺾지 않고

꺼져 가는 꽃눈에 향기를 틔운다

 

지치지도 않으며

기 꺾이는 일도 없다

세상에 화려하게 꽃잔치 펼치니

섬들도 그의 방문을 기뻐한다

 

네 손을 붙잡아

너를 빚어 만들고

꿈이 되고 빛이 된다

 

앞을 보지 못하는 눈은 뜨고

어둠 속에 앉아 있는 이들은

등불이 되어

모든 이를 불러 함께 걷는다

 

 

지난 1월 서귀포 이중섭미술관 뜰 안에 핀 홍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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