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꽃
저녁 먹고 산보길 진관사
한류체험관 임시주차장 모퉁이
눈에 띄지 않아 그냥 지나치던
백당나무 꽃을 피워
발길을 붙잡는다
본꽃은 지금까지 만나지 못한 홀린 미인으로
여리꾼 헛꽃의 힘이다
한 번도 구경 못한
삐끼한테 취한 척 뒤따라 들어가는
강남 술집 미인이 이렇게 이쁠까
친구가 붙여준 아호는 헛꽃이 아니라
세상에 주정 한 번 못하고
허투루 산 허허 헛것이랑께
검은등뻐꾸기가 중중모리로
홀딱 벗고 홀딱 벗고 다 줄게 홀딱 벗고 들이대
산노을이 취하여
김신조 일당이 청와대 까부스러 길냥이 걸음으로 걷고 뛴
응봉과 비봉 능선에 찌끌어
사모바위와 북한산순수비가
번갈아 추임새를 넣는다
헛꽃도 얼씨구 잘 한다
헛것도 절씨구 잘 한다
남아 북아 헛꽃과 헛것으로
통일아 허허실실 좀 터져부러야
노고산 예비군훈련부대 현역병
휴가걸린 야간사격 자동화 총소리 밤하늘을 찢는다
별 대신 하늘에 뜬
수도 서울 야간 경계병
드론이 저것은 헛총질이라며
거들떠 보지 않는 오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