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죽단화

정종배 2018. 5. 14. 21:12

 

죽단화

 

                    정종배

 

 

똥색만 생각하고

황매화라

의심없이 페이스북에 올렸다

청운암

죽비가 날아왔다

덕운스님

죽단화입니다

 

길상사 주지스님

5년 동안

꽃밭을 일구며

어금니 다 잃고

어지간한 꽃이름은

척 보면 삼천리다

 

진향과 자야와 나타샤와

백석 시인의 사랑 이야기를

길상화 김영한 공덕비에 새기고

다섯번째 상좌로

사승 법정스님

바보 김수환 추기경이 흐뭇하게 지켜보며

마리아 빼닮은 관세음상

야단법석

선남선녀 꽃 피었다

 

매곡산 가마봉 이어주는

진대고개 구름 위에

차 한 잔

곡차 한 잔

번갈아 따라주며

낮에는 구름과 뻐국새

밤에는 달빛과 별빛을

헤아린다

 

참선도 버리겠다

마음먹고 이어온

마지막 봄볕 아래

이판사판

지는 꽃과 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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