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단화
정종배
똥색만 생각하고
황매화라
의심없이 페이스북에 올렸다
청운암
죽비가 날아왔다
덕운스님
죽단화입니다
길상사 주지스님
5년 동안
꽃밭을 일구며
어금니 다 잃고
어지간한 꽃이름은
척 보면 삼천리다
진향과 자야와 나타샤와
백석 시인의 사랑 이야기를
길상화 김영한 공덕비에 새기고
다섯번째 상좌로
사승 법정스님
바보 김수환 추기경이 흐뭇하게 지켜보며
마리아 빼닮은 관세음상
야단법석
선남선녀 꽃 피었다
매곡산 가마봉 이어주는
진대고개 구름 위에
차 한 잔
곡차 한 잔
번갈아 따라주며
낮에는 구름과 뻐국새
밤에는 달빛과 별빛을
헤아린다
참선도 버리겠다
마음먹고 이어온
마지막 봄볕 아래
이판사판
지는 꽃과 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