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리공원(인문학)/망우인문학

13도창의군탑 뒤에 서서

정종배 2018. 9. 16. 09:49

 

 

13도창의군탑기념탑 뒤에 서서/ 정종배

 

 

옛 탑은 사방 트여

앞도 없고 뒤도 없다

어느 누구 외면이나 소외받지 않는다

두 손 모아 탑을 돌면 둘수록 우러러

경건한 빛살이 맘 속으로 들어온다

 

근현대 기념탑은 슬픔이나 기쁨을 가리지 않고

앞과 뒤가 나눠 있다

세운 이와 기관들

내세우기 좋아해

앞에서만 악수하고 사진찍기 좋으면 땡이다

나만 잘 나오면 된다

정치적인 인물은 본인의 부고도

제 때 딱 떨어지는 시각에 보도를 위해

점점 숨을 할딱이며

가까운 사람들 불편하게

이 세상 딱하게 하직한다

 

행사때만 기념탑 내용을 몰라도

고개숙여 시간만 지나치길

옆사람 끝나길 기다렸다

마지막에 고개들면

이미 다음 선거는 끝났다

 

기념탑 뒤를 돌아 살피면

기념탑을 대하는 생각과 관리를 알 수 있다

기념탑을 배경 삼아 똥오줌을 싸는데

편안하고 안전한 명당이 새로 거듭 태어난다

똥덩이를 거두어 들이는

주인 없는 기념탑은 똥탑이 에워쌓다

아파트 값 튀어오르듯

대인지뢰밭 세력을 넓힌다

똥파리만 수시로 넘나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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