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정종배 2018. 11. 13. 20:35

 

쩐/정종배

 

 

맛들인 사람들은

쩐을 숨 쉬는 공기와 같다고 숭배한다

빈손인 사람은

사고 싶은 좋은 것이 넘쳐나도

쩐이 없으면 아무것도 쓸 수 없다

인류를 행복하게 해주는

최상의 숲은 아니다

적자생존 무한경쟁 부추기고

금융제도 조작과 기만의

보이지 않는 쩐의 전쟁으로

서민들이 평생을 채무의 짐을 지고

가난의 늪에서

살고자 발버둥칠수록

수렁을 벗어나지 못하는데

쩐을 쓸데가 없어 장롱 깊숙히 감춰두는

양극화의 현실을 조장하는

쩐숭배자가 발붙이지 못하는 곳은

오로지 천연 숲이다

가까운 숲을 찾아 걸어보자

그래도 남은 생이 향기롭지 않을까

'정종배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대로  (0) 2018.11.14
  (0) 2018.11.13
  (0) 2018.11.13
뿌리내려  (0) 2018.11.12
다리찢기  (0) 2018.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