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내 나이 먹어 봐야

정종배 2019. 1. 16. 13:46

 

내 나이 먹어 봐야/정종배

 

 

20년전 같은 학교 근무한 인연으로

엊그제 1박 2일 정기 모임

고성 속초 양양 강릉 등을 돌며

교장선생님 정년퇴임 하시고

20년 앞 서서 가시는 분

5년을 근무한 학교를

전철역 나와서 반대 방향으로

한참을 올라가 찾거나

늙은이 찍어 봐야 다 소용 없어

내 나이 먹어 봐야 다 쓸데 없어

폰카로 남은 것은 사진뿐이다며

몇 걸음 떨어져 찍어대는

내 성을 자꾸 묻는

하루가 다른 말과 행동으로

내 20년 후를 읽고

잘 산다는 게

무엇인지

말이라도 곱게 자주 하자

맘 먹었다

귀가 하는 차 안에서

기술과 선후배 사이에

전신주 가격이 1억이다 아니다

내기가 걸려 한참 씨름 하는 사이

전신주 박는 일로

중년을 짭짤하게 살아가는

럭비부 한복이한테 물어 확인 끝내고

고 동기 단톡에 한복이가 보내온

전신주 높이와 가격을

알아맞춘 친구는 한복이가

한 잔 사고 업고서 집에까지 모신다

한복아 마니 마니

정말 마니 사랑해를 올렸다

계산하기 바뿐지 고요하다

치매에 걸렸어도 나이 자신 분들은

우리의 거울이자

앞서 사신 선생님이시다

두 다리 조금이라도 성할 때

자주 만나 즐겁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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