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연서로

정종배 2019. 1. 17. 14:07

 

연서로/정종배

 

 

연서시장 시내버스 정류장

연착한 버스가 멈춰서자

승객들이 우르르 모여든다

앞문으로 손님들이 올라오지 못한다

앞장 선 할머니 시장본 물건 들고

한참 힘을 쓰는데

결국 뒤에 선 할아버지가 힘을 보태

간신히 힘들게 올랐다

수레 끌며 뛰뚱거려

저보다 키가 큰 여학생과 학원가며

신나게 연애하던 초등학생

할머니 여기에 앉으세요

자리를 양보하며 일어서니

아이고 이뻐라 칭찬하고

느릿하게 자리에 앉더니

앞에 앉은 도와준 할아버지께

오빠 정말 고마워요

할아범이 오빠로 돌변했다

폭포동 정류장에 내리면서

또다시 오빠 고마워요

부처님 눈에는 부처님이 보인다

연서로엔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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