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홍학/정종배
알을 깨고
회색빛 깃털로 태어나
온종일 고개를 호수에 처박고
굽은 부리로 휘저어
붉은색 플랑크톤 받아들여
온몸이 붉은 색으로 변한다
고온지대 사막과 화산활동
나무 한 그루 없고
나무바위라 일컫는 황량한 땅이라
먹이 사냥 천척 없고
경쟁할 필요 없어
온순하다
자연의 무관심 힘이다
사람은 새로운 체험을 즐기려
사기와 침략과 전쟁까지 서슴지 않는다
문명과 진화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목숨까지 앗아가는
죄와 벌로 연명한다
별까지 지배하려 우주선을 쏘아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