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고라니

정종배 2019. 3. 17. 06:31

 

고라니/정종배

ㅡ봄비

 

 

가을부터 겨울까지 큰 가뭄으로

온 산이 바짝 말라

목이 타고 독이 올랐다

예보도 없이 이른

봄비가 반갑게 쏟아졌다

천둥과 번개까지 함께 왔다

비설거지 처음 접한

고라니 새끼들이 날뛰다

소나무 숲으로 뛰어들었다

소나무에 기대 비를 피하던

나와 눈이 맞았다

저 어린 것 품에 안고

봄비 소리 자장가 삼아

낙엽들 빗방울 안으며

온몸을 켜 부르는

꽃샘추위 노래에

풀꽃들 눈 뜨는 소리와

오늘밤 깊은 숲이 되고 싶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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