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신록예찬

정종배 2019. 4. 27. 09:08

 

신록예찬/정종배

 

 

고향 알벗 모임 남도

모란이 피기까지는 영랑 강진

한정식 점심은 뒷전이고

광자에서 수빈으로 개명한

첫사랑 본다는 설렘으로

아침 일찍 고속버스 달린다

봄 꽃들이 피어

눈을 어디다 둘 수 없다

봄나들이 차들도 고속도로 정체로

북천안에서 빠져나와

국도로 지방도 군도로

네비가 가리키는 길로 우회한다

여기가 어딘가유

충청도 아니이어유

노부부 몰고가는

경운기 한 대가 여유롭다

동네방네 곳곳마다

꽃들이 반기여

눈이 더욱 어지럽다

한 시간 돌고돌다 정안휴게소

남자 소변 누는 데도 줄이 길다

고개 들자 산들은 신록이다

눈을 두루 둘러 봐도 편안하다

내 사랑도

4월말

딱 이맘 때

신록의 그늘 밑에 차 한 잔 마시며

구름 한 점 바라보는 것으로 끝났으면 딱이었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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