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예찬/정종배
고향 알벗 모임 남도
모란이 피기까지는 영랑 강진
한정식 점심은 뒷전이고
광자에서 수빈으로 개명한
첫사랑 본다는 설렘으로
아침 일찍 고속버스 달린다
봄 꽃들이 피어
눈을 어디다 둘 수 없다
봄나들이 차들도 고속도로 정체로
북천안에서 빠져나와
국도로 지방도 군도로
네비가 가리키는 길로 우회한다
여기가 어딘가유
충청도 아니이어유
노부부 몰고가는
경운기 한 대가 여유롭다
동네방네 곳곳마다
꽃들이 반기여
눈이 더욱 어지럽다
한 시간 돌고돌다 정안휴게소
남자 소변 누는 데도 줄이 길다
고개 들자 산들은 신록이다
눈을 두루 둘러 봐도 편안하다
내 사랑도
4월말
딱 이맘 때
신록의 그늘 밑에 차 한 잔 마시며
구름 한 점 바라보는 것으로 끝났으면 딱이었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