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초당 백련사 오가는 길/정종배
오솔길은 새롭다
길을 걷는 사람이 변하기에
새길이 날 수밖에 없는가
다산 정약용
아암 혜장선사
의순 초의대사
오가던 옛길은
질문과 답변과 생각을
정리하기 알맞은 거리다
동백나무 그늘이 깊숙하여
차향이 진하게 배어난다
세 분이 주고받던 말씀에
귀 기울이던 길섶의
나무가 연리지를 만들었다
흑산도 형님을 그리던 마음이
천일각 정자로 세워져
구강포 갈대밭 소리가
간척지 봄갈이 트랙터 소리로 변했다
차담은 멀리 가고
동백나무 숲 속의 선남선녀
행사장 노래와 춤으로 변하여
신록의 향기가 달아난다
동백꽃은 떨어져도
마음은 흔들리지 않아서
산책 길은 깊어가고
발걸음 소리가 그윽하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