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재四宜齋/정종배
다산의 강진 유배
1801년에서 1818년
첫 4년
동문매반가 주모가 술로 허송세월하는 다산을 짠하게 여기여
내어 준 단칸방 기거하며
생각은 마땅히 담백해야 하고
용모는 마땅히 단정해야 하고
말씨는 마땅히 적어야 하고
행동은 마땅히 더디게 해야 한다
이에 그 방에 이름을 붙여 사의재라고 한다
마땅하다는 것은 의롭다는 것이니 의로 제어함을 이른다
연령이 많아짐을 생각할 때 뜻한 바 학업이 무너져 버린 것이 슬퍼진다 스스로 반성하기를 바랄 뿐이다
때는 순조 3년 겨울 12월 신축일 초열흘임 동짓날이니 갑자년
1804 순조 4년 시작되는 날이다 이날 주역 건괘를 읽었다
ㅡ사의재기四宜齋記
원래 자리 건너편 복원한 사의재
주모역 홍보배와 20살 아래 다산역
관광객들 대거리도 주모의
몇 마디에 쪽도 못 쓴다
말로는 어느 누구 지지 않는
알벗 삼기 아재도 쥐 좆만한 게
한 방에 떨어졌다
강진군에서 대대적인 개발로
옛 정취는 달아났고
땡큐 주모의 말발과 몸짓과 온몸의 끼가
그나마 미소를 자아낸다
거침없는 말본새도 얺짢거나 밉지않다
단체사진 찍을 때 김치 대신 개새끼
다산을 짝사랑한 군동 석교 돌머리와
어쩌고 저쩌고 험시로
그 후손들 현재 살고 있다나 어쩐다나
주모 역을 번갈아 맡아서
호리병 들고 술 따르는 애교를
그 당시 주모가 부렸다면
귀양살이 다산의 외로움을 위로하고
저술에 힘이 되지 않았을까
다산역의 어리숙한 웃음도 어울렸다
주모는 동문샘 물맛일까
물결에 어리는 팽나무
신록의 향기가 깊어진다
빨래터 방망이질 손놀림 흥겹다
동문마을 보상 문제
불만인 낮술 취한 주민들
강진이 뭐 볼 것 있다고 왔으까이
전시 체험 받쳐놓은 지게 작대기 발로 걷어차
모란꽃도 웃어대다 구성지게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