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알친구 나영남

정종배 2019. 4. 29. 13:13

 

 

알친구 나영남/정종배

 

 

고향 알벗 정기모임 잠자리

함평읍내 기산연탄공장 손자인

정교수 안방에서

내 아버지 도산양반과 표산마을 상일꾼으로

견주고 비교하던 구산아재

자랑스런 큰 아들 영남이가

새벽 일찍 일어나

출근전 빠트르지 않는다는

스트레칭 두 다리가 달리논다

그 동안 작업 현장에서 입은

크고 작은 상처를 보여줬다

지금도 서부간도로 지하화 작업현장

철근에 불편하게 매달려 돈을 벌고 있다

귀경하는 길목에

지난 한식 못들렸다는

구산아재 산소를 참배했다

사의재 전시 체험 지게 지고

통뼈 힘이였다 자랑하던 아버지

신광면 괴치마을 뒤 유택

오석 비문 대리석 둘레석

단장이 잘 되었다

만날 때마다 장하고 대단한

친구의 지나온 63년 삶에

아버지 벌초 한 번 하지않은 불효자로

세상을 헛살았구나

나는 깊이 자책했다

진주정가 충장공파 집성촌에

구산양반 외가살이 팍팍했다

왼쪽 검지 손가락 반 넘어 잘렸어도

억척스런 악력의 소유자인 영남이는

동네 일꾼 다모여 꼭꼭 다진

겨울은 따뜻하고 여름은 시원한

두꺼운 흙담의 오두막집 맏이로

공부와 싸움은 뒤에여도

느긋하고 끈기있고 부지런하기는

동네 새경 제일인 아버지

명성을 어어받아 한결같다

학다리중앙국민학교 졸업 전에 상경하여

방산시장 화공약품 점원부터

갖가지 눈물밥을 흘리다

구로공단 공돌이를 끝으로

특수용접 기술을 배웠다

고압선 철탑 세운 현장 높이를

거침없이 오르내려 최고 일당 받았다

사계절 전국을 누빈 몸 공양으로

돈을 벌어 두 누나 남동생 둘 여동생 하나

공부와 결혼과 살림을 뒷바라지

왕성한 성당 봉사 활동 91세 어머니 문안인사

동네방네 부러운 칭찬이

당산나무 그늘아래 꽃 피었다

장가 들기 전

소말리아 쿠웨이트 스리랑카 현장에서

2년여 땀 흘리며

세탁 청소 목욕 여행

귀족 대우 받아봤다

동네 친구들 전세 월세 떠돌 때

수주 번영로 집안 처녀와

중매 반 연애 반으로

부평에 신혼집 차렸다

부천 작동 까치울마을 2단지 2층 집에

20여년 우거진 나무숲 향기로

한 바퀴 1Km 수주로 돌고 돌며

하루에 2만보 이상 틈만 나면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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