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진관사

정종배 2019. 4. 29. 21:46

 

진관사/정종배

 

 

개교기념일 온 종일

그제 어제 다녀 온

남도 여행 정리하며 뒹굴다

저녁 먹고 산책길

진관사 일주문 들어서자

올해 처음 소쩍새가

쏘쩍 쏘쩍 개유소쩍 반긴다

극락교 넘어 서자

극락 극락 개유극락 들린다

해탈문 넘어 서자

해탈 해탈 개유해탈

오도송을 읊는다

여느 때와 변함없이

불 전 당 각 원 루 교 탑 지 산 봉

유기견 멧돼지 제비꽃 수선화 소나무 참나무

숲과 계곡 풀 물 바위 등

빠트리지 않으며 하나 하나 이름 불러

내 나름 분류하여

성불하십시오

불법승

천지인

삼배하고

감로수로 목을 추겨

일주문 넘어 오자

1968년 1. 21 사태 무장공비침투로

안내판을 지나며

통일 통일 개유통일 읊조렸다

중년 부부 개 목걸이 늘어트려

화장실 옆 의자에 내려앉는

소쩍새 울음소리 받아적는

또랑시인 시마를 핥으려는

큰개를 말리지도 않는다

개가 흘린 역한 침내

화장실에 씻고 털고

오줌 싸고 나오니

나를 좇은 소쩍새가

솥적 솥적 개유솥적 울고있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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