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랑문학제/정종배
다시, 영랑의 봄
제16회 영랑문학제
봄은 다시 왔는데
영랑은 없었고
모란꽃은 지고 있다
본채 뒤안 동백꽃은
최승희 얼굴로 어글거린다
최승희와 이별하고
목을 맨 동백나무
아무렇지 않은 듯
언제 그랬느냐 무성하다
백일장 치르는 문학소녀
원고지 칸칸마다 빤질한
동백꽃 모란꽃 향기가
나비 대신 팔랑인다
세계모란공원
영랑부부 묘역 조성 못한지 몇 년째
오매 단풍 들겠네
감나무 이파리
다시 봄을 맞아 돋는데
모란꽃과 동백꽃이
영랑 시를 주고받으며
봄볕 마냥 섭섭하게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