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관사/정종배
사월 초파일 부처님 오시는 날
마음의 정원 진관사에서 함께해요
민들레 홀씨와
강화섬 공양미
계곡의 모래알과
느티나무 꽃수술
손구구 불심이 깊어져
수로에 이끼 끼고
소쩍새 검은등뻐꾸기 유기견 길냥이
연등에 불들어 오라는듯
노래소리 주고받고
신록이 짙어가는 산책로
선남선녀 불법승 삼배에
봄바람과 햇볕과 저녁노을
수륙사지 주춧돌 오층석탑
소나무 붉은 껍질 배어들어
멧돼지 가족들 여유롭다
쇠백로 한 마리
세심교 밑 웅덩이에
마음 씻고
두 날개를 펴
팥배나무 꽃잎이 터진다
또랑시인 깊숙한 합장에
약래여상 상호가 염화미소
꿩소리에 밤공기 상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