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산딸나무 층층나무

정종배 2019. 5. 8. 22:52

 

산딸나무 층층나무/정종배

 

 

사월초파일 부처님 오시는 날

천년 고찰 진관사

연등을 내거는 울력으로

오가는 선남선녀 불편하다

가로수 가지를 잘랐다

당황한 수액이 흘러나와

눈물처럼 줄기를 적셨다

수종을 알 수 없다

우듬지 잎눈을 틔워도

이파리가 손바닥을 펼쳐도

나무 눈물 닦아주려

이름을 불러줘야 하는데

봄 밤은 짧다

꽃 눈을 떴다

꽃자리가 하늘을 우러른다

층층나무 산딸나무

둘 중에 하나다

또랑시인 꽃 보고도 궁싯대

저도 답답 했는지

제 이름 불러주면

꽃자리를 환하게 내드릴게요

오늘밤도 걸음을 붙잡는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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