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딸나무 층층나무/정종배
사월초파일 부처님 오시는 날
천년 고찰 진관사
연등을 내거는 울력으로
오가는 선남선녀 불편하다
가로수 가지를 잘랐다
당황한 수액이 흘러나와
눈물처럼 줄기를 적셨다
수종을 알 수 없다
우듬지 잎눈을 틔워도
이파리가 손바닥을 펼쳐도
나무 눈물 닦아주려
이름을 불러줘야 하는데
봄 밤은 짧다
꽃 눈을 떴다
꽃자리가 하늘을 우러른다
층층나무 산딸나무
둘 중에 하나다
또랑시인 꽃 보고도 궁싯대
저도 답답 했는지
제 이름 불러주면
꽃자리를 환하게 내드릴게요
오늘밤도 걸음을 붙잡는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