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이야기

고로쇠

정종배 2020. 3. 4. 21:19

 

고로쇠/정종배

 

 

코로나19로 본업을 잠시 접고

선생님 몸 조금이라도 좋아지라

아버지와 3시간 작업하여

제자가 십리 넘게 지고나온

홍천 남면 깊은 산 고로쇠수액

저녁 먹고 정성스레 홀짝거려

벌써 몇 잔 째인가

약으로 찌들어 쌓인 노폐물

계곡 폭포 물소리로 빠져나갈 것이다

봄이면 수액을 선물하는

한 그루 고로쇠나무로 서 있고 싶다

 

지난 가을 김포에서 요트 몰고

필리핀 수빅만까지 왕복

단독운항 일지를 정리하여

책으로 엮어낼 계획이란다

 

제 하고픈 일 맘껏 하길

차 한 잔 마시며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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