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쇠/정종배
코로나19로 본업을 잠시 접고
선생님 몸 조금이라도 좋아지라
아버지와 3시간 작업하여
제자가 십리 넘게 지고나온
홍천 남면 깊은 산 고로쇠수액
저녁 먹고 정성스레 홀짝거려
벌써 몇 잔 째인가
약으로 찌들어 쌓인 노폐물
계곡 폭포 물소리로 빠져나갈 것이다
봄이면 수액을 선물하는
한 그루 고로쇠나무로 서 있고 싶다
지난 가을 김포에서 요트 몰고
필리핀 수빅만까지 왕복
단독운항 일지를 정리하여
책으로 엮어낼 계획이란다
제 하고픈 일 맘껏 하길
차 한 잔 마시며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