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이야기

마스크

정종배 2020. 3. 11. 22:21

 

마스크/정종배

 

 

집사람과 20분 걸어 마스크 사러 갔다

약국 세 군데와 우체국을 휘돌다

오늘 완판 판매 품절 아직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서울 우체국은 취급하지 않습니다

안내문을 읽고는

포기하고 돌아서다

3시 가차이 약국 앞을 지나치다

앞서 가던 집사람을 불러세워

26명 안에 해당 되어

집사람은 카드로

난 5천원 내

마스크 두 개 받고

2000원 거슬러 받았는데

사모님 다음엔 현금 준비하라고 하십시오

그러면서 약사님이 박카스 한 병 내밀며

마스크 잘 쓰시란다

집사람에게 드리며 여약사님 말씀은 전했더니

뭐야

나는 주지 않더니

다음 주엔 반대로 지불해 봅시다

 

자가격리 상태라 필요치 않아서

기부하는 장애인 집단 시설에

어제 산 아들 내일 살 딸내미 것까지 모아서

택배 처리 하기로 하고

 

마스크 사러가며 쓴 마스크 버리면

하나밖에 사지 않은 꼴이네

계획과 대책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어 버스 타고 불광동 학문외과 갔더니

수요일 오후 진료 없음

학술회의 아니면 좁은구멍에 작은공넣기 가셨겠지

연신내로 시내버스 환승하여 치료하고

뻐근한 걸음으로 처방전 들고 약국 가

오전에 싸인하고 느긋하게 마스크 사가지고 가시는 할머니

여유로운 걸음걸이 무척 부러웠습니다

 

뒷부끄리 이야기는 묻지 마시길 신신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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