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이야기

시인 구준회

정종배 2020. 3. 29. 10:56

 

 

 

시인 구준회/정종배

 

 

대학 과 동기인

구준회(1955~2020) 시인이

해무리 진 어제 먼 길을 떠났습니다

 

지난 3월호에 발표한 생애 마지막 시입니다.

 

빗소리의 함성을 듣는 것도

이제는 마지막이라 아는듯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빗소리/구준회

 

빗소리 사는 곳에

살고 싶다.

목숨 애써 구걸치 않고

흐름 하나로

방울 하나로

순간 매듭 짓는 삶

빗소리이고 싶다.

겨울비면 어떠냐

마지막 비면 어떠냐.

소리 하나로 밤을 지키는

내 지하방 시절

희망의 소리면 되지 않겠는가

그 눈동자면 되지 않겠는가

올 만큼 온 비의 길이

이제 문 닫는 소리를

만들려하는구나

묵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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