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이야기

카네이션과 아버지

정종배 2017. 11. 1. 09:42

 

 

임대아파트 단지 옹벽에

벽걸이 화단

 

여름 지나 풀숲이 우거져 오가는 사람들

시야를 가려

휠체어 운행이 불편하였다

 

중랑구청 공원녹지과에서 시원스레 깎아낸 뒤

몇 주 지나 풀들이 먼저 얼굴을 내밀었다

 

그 중에 카네이션

꽃 한 송이 피었다

 

오늘도 휠체어 타고 나들이 하며 오가는

아들과 아버지의 사랑으로

카네이션 꽃이 피지 않았을까

 

아버지 기일이 오는 토요일

오늘밤 꿈 길에서

생전처럼 몇 걸음 뒤에 서 따라 걷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