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이야기

수능 일 주일 미뤄 이룬 일탈

정종배 2017. 11. 23. 10:15

 

 

 

 

 

 

 

 

 

 

 

 

 

 

 

 

 

 

일탈

 

 

수능 감독 제외돼

여행 약속 이어가려

평소보다

느긋하게

집에서 출발하여

충무로역에서

환승하여

오이도행 전동차를 집어탔다

 

지난 번 수능 날 약속이

천재지변으로

어글어져

사랑 사랑 내 사랑 달항아리 내 사랑까지

금 실금이 갔으나

사랑의 때깔은 젖빛으로 더욱 깊게 빛났다

 

나 홀로 나두기가 안쓰러워

그랬는지

눈발을 휘날려 주었다

 

조물주는 한 치의 오차없이

내 사랑 스토리를 웅숭깊게

깜밥의 고소한 향기

노릇노릇 박박 긁어

눈발로 하얗게 우려낸다

 

수인선 협궤열차 떠난 자리

전동차로

철도탄생역 인천역 도착하여

밖으로 나와 오줌 누고

어머니와 함께 김장용 새우젓갈 사던

소래포구에 발길을 내딛었다

 

어머니와 주거니 받거니

추위를 막아주던

따순 말들이 그립다

그날도 바람은 이렇게 차가웠다

 

노점다방커피 한 잔으로 지나간 세월을 뜨겁게 되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