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이야기

또랑시인

정종배 2017. 11. 27. 23:11

 

 

 

나홀로

저녁밥 한 술 뜨고

시를 쓴다

가을 저녁 숲길을 걸었다

곰곰이 손구구하다

시는 나무

시인은 나뭇잎

가슴을 울렸다

눈 앞에 저 나무들 셀 수 있는가

나뭇가지 나뭇잎을 헤아리려다

아무리 꿈꾸는 게 시인의 특권이라지만

입을 다물 수밖에

 

그래도 이파리 한 잎 한 잎 과거를 뒤졌다

움에서 신록으로 이파리가 단풍잎이었다 낙엽으로

한생을

햇볕 비바람 눈보라 철따라 받아적어

즐기다

내년 봄 또 한생의 그림자를 펼치지 않는가

 

시인아 너는 이미

이파리다

우주다

 

별똥별 하나 뜨고지는

저 하늘 소식에

더불어 함께 하고파

이 땅 위에 한 이파리 피고진다

진관사 비구니 도량석에

절 마당을 빗자루로 휘휘 쓴다

 

시인

또랑시인아

별 하나가

이파리 하나가

한 우주다

 

네 맘대로

꼴리는대로 짖어대라

죄가 될 수 없다

누가 벌을 주겠느냐

 

네가 이 우주의 불멸의 스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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