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이야기

나목이 나목에게

정종배 2017. 12. 2. 12:28

 

 

 

 

 

 

 

 

나목이 나목에게

ㅡ친구 아들 결혼식에 부쳐

 

우리 서로 한겨울 벌거벗고

사랑하지 않으면

이 숲이 무너진다

 

한 계절 벌거벗고 서 있는

너와 나

사이와 사이가

좋다

정말 좋다

이게

정말 좋은 사랑이다

 

찬바람 눈서리 내려앉고

다람쥐 겨울잠 곤히 자는

사이와 사이를

서로서로 양보하고

노을빛 잠시 쉬다 가는

오늘 하루

제 자리 잘 지켜

오는 봄

꽃눈 잎눈 틔워내

이 숲을 지켜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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