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리공원(인문학)/망우인문학

상봉동 진폐증 박길래씨

정종배 2020. 12. 13. 02:09







상봉동 진폐증 박길래씨/정종배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나
ㅡ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대한민국 환경운동 첫 승리
상봉동 진폐증 사건
공식적인 첫 환자
삼표연탄공장에서
진폐증 환자가 될 수 없다며
박길랜지 박걸랜지 모욕당한
검은민들레 박길래씨
이렇게 죽어가긴 정말로 억울하다
1943년 대전에 태어나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작은아버지 집에서 자랐다
1959년 16살 맨손으로 무작정 상경하여
떳떳하게 살겠다는 신념으로
행상 여공 미용사 가게점원 식당종업원 등 닥치는 대로 억척을 마다하지 않았다
성북구 동소문에 전셋집에서
1979년 4월 36살 동대문구 상봉동에
작지만 내 집 마련 꿈을 이루었다
1982년부터 몸이 말을 듣지 않기 시작하여
1985년 폐결핵 2기 진단을 받았다
오진으로 병은 더욱 악화되어
1986년 11월 국립의료원에서
진폐증의 일종인 '탄분증' 병명을 얻었다
1988년 1월 21일 조선일보 사회면 톱으로
'연탄공장 부근 탄가루 공해 주민 진폐증 첫 발견'
동대문구 상봉동 s연탄공장 부근 8년 거주 주부 서모씨(34)로 진료기록 근거로 기사를 써
45세 박씨인데 박씨는 집 두 채 값을 투병생활로 날리고 종로구 신영동 월세 5만원 쪽방에 세 들어 살면서 병원비를 감당 못해 옆집 서씨의 의료보험카드를 빌려 치료 했다
기사 내용 오류가 기름에 불섶을 놓았다
최구식 기자는 조영래 변호사를 찾아갔다
1987년 삼표연탄 상대로
9,100만원 피해보상 소송
1년 동안 14회 재판으로
1,000만원 지급하라는 일부 승소 판결로
상봉동 연탄공장 인근 주민 진폐증 사건은 사실상 종결됐다
공해병 환경소송의 이정표를 세운
시한부 인생 박길래씨는
20년 동안 온몸으로 마련한 작은 집도
약값으로 팔아야했다
당차게 죽음의 길을 걸었다
남은 돈도 기부하며
자신의 몸을 던져
공해 추방운동 독점재벌에 대한
반대운동 씨앗을 뿌렸다
지역주민 처절한 생존권 투쟁으로 승화되었다
전태일 어머니 이소선 여사 박종철 아버지 박정기씨 이한열 어머니 배은심 여사 비롯한 자식을 앞세운 참척의 단장을 이겨낸 민주화 열사의 어머니 아버지 가운데
자신이 당한 억울한 일을 직접 본인이 나서는 경우는 드물었다 초인적인 의지의 활동가 박길래 2000년 4월 29일 57세 검은민들레 홀씨되어 날아갔다

상봉동 중앙선 망우역과
경원선 성북역 연결하는 군사 산업 철도 사이
이문동 이문역에서 강원도 석탄이 연탄을 찍어내려
검은동산 솟아올라 탄가루가 날았다
그래서 1호선 전철역 신이문역이라 할 수밖에 없었다
또랑시인 인생에서 가장 길고 오래 머물고 오가는 이문동과 중화동 연결하는 이화교
연탄차가 쉼없이 오가는 통에 붕괴될까 우려해 아는 이는 우회했고
낚시로 잡은 붕어 잉어 2주를 맑은 물에 오염된 중랑천 물을 정화한 뒤 조리했다는 전설이다
서울시내 17 연탄공장 중 이문동 상봉동은 삼표 대성 삼천리 국내 굴지 연탄공장 지역으로 강원도 제2탄광촌을 형성했다 지금은 노동자 조합원들이 운영하는 한군 데 작은 연틴공장 연명하고 있다
장안평 개는 가짜 양주에 쩐
이문동 개는 시커먼 세종대왕을 물고 다닌다할 정도였다
1987년 11월 창립 인의협 현 녹색병원장 양길승 의사 연결 인의협 첫 주요활동 역학조사와
법원판결 이끌어낸 살아 있으면 대통령감
실천적 지성인 전태일 평전의 저자
조영래 변호사
헌신적인 지원의 뒷배경의 주춧돌을
맨손으로 놓으라 몸을 삭혀 43살
위대한 시민을 이끌어 내기 위한 마중물로
마석모란공원 민주열사묘역에 잠들었다

낙이망우 망우리공원 사색의 길 갖가지 밑바닥 생활 경험하지 않은 것은 쓰지 않는다 빈궁문학 신경향파 소설의 기수 서해 최학송 소설가
면목동 YH무역 김경숙 노동자
상봉동 진폐증 박길래 활동가
조영래와 전태일
녹색병원
상봉동 쌍굴다리 옆 삼표연탄공장 자리에 건립되는 방정환교육지원센터
노동과 노동자 및 환경운동 교육으로 학생과 주민들의 삶에 지남차이길 빌어본다

살아 중랑 죽어 망우
근현대사 화수분 이야기 보물 창고

진폐증
1. 개요
塵肺症
Pneumoconiosis[1]
에어로졸[2] 등 극소분말이 허파꽈리에 끼어 폐가 굳어지는 병.(만성 폐쇄성 폐질환과 비슷하지만 다르다. 하지만 치료약이 없는 건 비슷하다) 정확히는 규성진폐증 석탄가루가 원인인 경우에는 탄폐증(炭肺症), 규사가 원인인 경우에는 규폐증(硅肺症), 석면이 원인인 경우에는 석면폐증(石綿肺症)이라 부른다.

탄광촌이나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는 연탄공장이 부근에 있을 경우 탄가루가 날려서 걸릴 수도 있다. 폐에 극소분말이 달라붙어 폐 자체가 굳어버리기 때문에 폐를 이식하는 것 외에는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2. 사례
한국에선 서울시 상봉동에 있던 삼표연탄공장 근처에 살던 박길래 씨[3]가 첫 공식 환자로 1986년 진단, 법원판정까지 받았다.

법원까지 병명 판결을 받아야 했던 건 삼표연탄 측이 20년 넘게 일하는 공장 노동자도 안 걸렸다고 우리와 무관하다며 온갖 모욕을 주며(심지어 그녀 앞에서 박길랜지 박걸랜지 하는 년이라는 모욕까지 했다.) 트집을 잡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4] 그러나, 박길래 씨가 법원 판결 인정까지 받은 다음[5], 이뤄진 정밀 검사에서 결국 연탄공장 노동자들도 진폐증에 걸린 게 하나둘 드러나면서 공장 측의 트집이 엉터리임이 입증된다. 곧이어 상봉동 거주민들, 심지어 박길래 씨를 처음 진단하던 병원 의사까지도 진폐증에 걸린 게 드러났다.

당시만 해도 연탄 재료를 덤프 트럭으로 그냥 노출된 채로 싣고 운송했으니 그대로 호흡을 통하여 탄가루가 사람들 몸으로 들어가 진폐증 환자들이 속출할 만 했다. 이런 일이 터지고 나서야 대대적으로 관련 법규가 고쳐지고 그랬으나 이미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된 다음이었다.
3. 여담
진폐증의 한 종류인 "화산재에 들어있는 매우 미세한 규소 성분에 의한 진폐증(Pneumonoultramicroscopicsilicovolcanoconiosis[6])은 가장 긴 영어 단어로 알려져 있다.[7] 1936년 옥스포드 사전에 처음 기재되었다한다. 사실 1935년에 미국의 전미 퍼즐러 연합(National Puzzler's League)의 정기모임에서 회장이 장난삼아 만든 단어라고 하며, 민중서관에서 나온 영한사전에는 병리학적 용어라고 쓰여 있는데, 그런 거 아니다. [8]

일부 외고 등에서는 할 짓 없는 학생들끼리 이 단어 외우기로 쓸데없는 도전을 하는 경우도 많다. 다만 의외로 외우기가 쉽다는 듯. Pneu mono + ultra + micro scopic + silico + volcano + coni + osis -끊어서 외우면 편하다. P로 시작하는 45글자 단어라는 뜻에서 P45라는 애칭(?)도 있다. 아무튼 보기만 해도 길이가 긴 단어공포증에 걸려버릴 것처럼 길다.

참고로 단어의 각 부분마다 뜻이 있다.

Pneumono : 허파
ultra : 극심한
microscopic : 미세한
silico : 규소
volcano : 화산
coni : 티끌
osis : 증상, 병

VOCALOID 오리지널 곡 중에도 이 단어가 제목인 곡이 있다. 작곡가는 Nakakapagpabagabag을 작곡한 Dasu.

[1] 후술되어 있지만 Pneumonoultramicroscopicsilicovolcanoconiosis는 진폐증의 한 종류이며 그마저도 실제로 쓰이는 단어가 아니다. Black-lung disease는 석탄 가루에 의해서 발병하는 탄진폐증.)
[2] 대기 중에 부유하는 고체 또는 액체 따위의 작은 입자.
[3] 1943~2000 / 기구하게 살다가 가신 분으로 어릴 적 부모를 모두 여의고 온갖 잡일을 하다가 옷가게를 하여 그럭저럭 장사도 잘 되며 성공했지만 계속 기침이 나고 가슴이 아퍼서 온갖 병원을 가도 도저히 병세를 알 수 없어 서울 큰병원에서 폐를 일부 절단하여 받은 수술 진단 끝에 이 병에 걸린 게 처음으로 드러났다. 이 와중에 모든 돈을 병원비로 쓰다가 가난에 시달렸는데 다행히 법정 소송으로 승소하여 보상금을 받았고, 남은 평생을 환경보호 운동 및 공업 피해자들을 돕는 일을 도우며 살다가 가셨다. 독신이라서 자식도 없었다고.
[4] 해당 일화는 만화잡지 보물섬에 단편만화로 실려 자세하게 소개되었다.
[5] 이때 그녀의 핵심적인 조력자가 바로 그 유명한 조영래 변호사.
[6] pneumonia(폐렴, 뉴모니아)처럼 P가 묵음이라 발음은 '뉴모노 울트라 마이크로스코픽 실리코 볼케노 코니오시스'.
[7] 혹시 세상에서 가장 뜻이 긴 단어도 궁금하다면, Mamihlapinatapai 문서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