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정종배 2022. 1. 19. 18:22


아침부터 대책없이 눈발이 휘날린다
웅덩이는 수평을 잡고 살고 얼었다
물길은 추락은 안전한 높이가 없다고
바위와 바위와 사이를 얼지 않고 흐른다
쇠백로는 웅덩이와 웅덩이 사이의
얼음 위를 걸어가 먹이를 구한다
골짜기 양쪽의 나무는
햇볕이 앉아 쉬는 남쪽과
눈송이가 내려앉아 쉬다 가는 북쪽이
물소리를 향하여 잘 어우러진다
당산나무 그늘 무게 나가는 그 만큼
줄기와 가지에 눈송이가 쌓인다
신혈사 폐사지 주춧돌과 석축이
무너져 뒹굴다 박힌 돌이
상수리 털어내 모으기 어렵다
황토를 몇 차 깔자
유기견 천국의 눈밭이 고르다
은평역사한옥박물관 뜨락에 모셔온
동자석 머리에 쌓여던 눈송이가
북한산 능선들 노을빛 토해 내놓은 저녁노을 빛에 녹아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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