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함평양민 11사단 5중대 남산뫼 제노사이드

정종배 2022. 10. 15. 12:15

함평양민 11사단 5중대 남산뫼 제노사이드

한국전쟁 1950년 12월 2일 밤손님과 전투하며 국군 2명 전사하고
하루 지나 훼손된 시신을 수습한 뒤 화장하고
장례를 치르며 너희들과 함께 보내겠다고
눈이 뒤집힌 중대장의
하루에 50명씩 전과를 올라라는 지시로

11사단 20연대 2대대 5중대는
함평군 동3면 월야면 해보면 나산면 15여 개 자연마을
남녀노소 이유불문 비무장 민간인 524명을 가리지 않고 학살했다
갓난아기부터 노인까지 희생된 주민은
모두 견벽청야 적 소탕 실적으로 보고했다
농가의 호미 낫 쇠스랑 짝대기 등 농기구가 전투 노획물로 둔갑했다

50.12.7. 월야면 월악리 지변 내동 성주와 월야리 동산 괴정 송계 순촌 등
일곱 마을 사람들을 정유재란 8열부정려각 앞
살엄음 얼은 논에 1,000여 명을 집결시켰다
앞산인 남산뫼로 끌고 가 무차별 사격하고
이번에는 꼭 살려준다 외치고서
일어서면 확인사살 쏘기를 삼 세 번을 하였다

죄없는 250여명 민간인 목숨이 끊어졌다
그중에는 방위군 소위도 있었고
경찰 가족으로 8개월 임산부도 있었으며
마을 이장도 있었으나
공비들 협조자가 있는지 묻지도 않고 학살했다

국방부 정훈국 소속 선무공작대원 윤인식 씨가 항의하여 열외 되어
목숨을 건지는 대신에
15세 미만의 아이들은 성냥으로 불을 내고
45세 이상의 노인들은 불을 옮겨
가옥 1000여 채 삶의 터전을 싹쓸어 버렸다

5중대장 권준옥이 현장을 지휘하였다
학살에 동참한 5중대 군인 중 생존자로 연락병 김일호 등 7명은
제주도와 서울에 살고 있다
몇 번의 설득으로 용기를 내 증언하였다

제노사이드 당한 이유는 ‘전날 밤 봉홧불을 피우고 만세를 불렀다’는
터무니없는 변명이다

제노사이드 당한 뒤 함평군 동3면에서는
떼 쓰고 우는 아이는 5중대 온다는 말만으로 울음을 그쳤다
어른들은 그 죽일 놈들 분노의 탄식이 저절로 쏟아졌다

유족회에서 가해 부대 2명의 위령비를 전사한 현장에 세워 관리하며
유족들은 먼저 손을 내밀었으나
국가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았다

남산뫼 학살 현장은 군인들이 총을 쏜 곳은 밭으로 개간되어
봄이면 매화꽃이 피고 지고
주검이 쌓인 낮은 구덩이는 양계장이었다 농산물 창고로 쓰고 있다
사계절 바람은 소리 높이 구름은 머뭇대며 남산뫼를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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