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이야기

근황

정종배 2018. 3. 24. 06:08

 

근황


축시, 깊은 밤이다

이명으로 잠을 잘 수가 없다

작년 4월 행사 이후

이석과 이명으로

사람을 만나기가 겁난다

생각할수록 이명소리 커진다

오른쪽 귀 가까이는

한여름 도심 속 공원 숲 말매미 짝찾는 울음 소리다

모든 소릴 집어 삼켜

불쾌지수 최대치다

 

일과 중 졸려 잠을 쫓으려

자주 물을 마시지만

쉬는시간 점심시간 잠시 눈을 감고 쉴 수 밖에 없다

 

의자에 오래 앉아 있기도 쉽지 않다

뒷부끄리가 터졌다

큰일볼 때 용을 쓰면

변기 안에 붉은 꽃이 핀다

미주알고주알 누구에게 말할 수도 없다

신경을 많이 썼나?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

사람을 적게 만나고

만나고 싶지 않는 사람과 대화를 피한다

허나 밥 벌어 먹으려니

이 또한 어렵다

 

그렇다고 누워 있기는 쉬운가

8년 전

2월 받은 스트레스

점심 먹고 바로 눕길 2달만에

열고 닫기 느슨해진 괄약근으로

역류성식도염

의사인 친구가 수도자적 생활하지 않으면 평생 안고간다 경고하여

지금까지 지키려 단순하게 살려고 기를 쓴다

하지만 낫질 않아

동무 삼아

음식 먹고 난 뒤는 장소 불문하고 걷고 있다

 

오는 8월 15일이면 2년

교통사고 후유증 무섭고 질기다

정형외과 류원장 한의원 정원장 임원장 등을 돌아가며 치료를 작년 5월까지 받았다

경과가 좋았다

올 2월 다시 재발하여 치료 중이지만

목 통증으로 모니터 보고 타자 작업 오래 할 수 없다

오른쪽 어깨죽지까지 통증이 내려와

지금도 누워 뒤척이며 간신히 오른쪽 엄지로 자모를 찍으려니 더디고 답답하다

 

과학정보부에 부탁하여 설치한 큰 모니터를 10여분 집중하면

목에 통증 심해지며

머리가 열을 받아 짜증이

걷잡을 수 없어

미친놈처럼 교내외를 배회한다

그러나 2년전부터 족저근막으로 걷지 않아야

발바닥 한가운데 갈라지는 통증이 잠잠해진다

 

요즈음 앉았다 일어서면 어지럽다

에스컬레이트 타고 오를 때 뒤로 넘어지려 하여 벨트를 꼭 잡는다

책장 밑 책을 꺼내고 일어서면 하늘이 빙 돌아 한참을 책장을 잡고 난 뒤에야 정상으로 돌아온다

미사 중 일어서면 한 손은 앞 의자를 잡아야 한다


청운암 덕운스님께서 사상체질 분류하시더니

양 세끼손가락에 은반질 끼면 좋아진다는데

아직 실행하지 못하였다


종합비타민 먹거리 등 몸에 좋은 걸 챙겨먹지만

나이는 속이지 못한다

 

계단 오르내리기 특히 내려가기가 어렵다

81년 8월 3일 4개월 고참 김병장의 자살사고로 인해 상병시절 2군단 군검찰관

당시 5공 계엄하 일요일 기상 전 부대원들은 모포 속에 한 시간 늦은 기상을 즐기고 있는

새벽 2시간 동안 구타와 고문으로 왼쪽 무릎이 문제다

7년 전 발목 크게 접질린 후 발목 무릎 허리가 무너지기 시작하여 계단을 피하지만 이 눈치 저 눈치 부담백배다

특히 전철역 엘리베이터 타면 노인들의 눈총이 따갑다


사람의 장기 중 치아와 무릎 두 곳은 쓰면 쓸수록 닳아 아껴 써야 한다

무릎은 이미 군 생활에서 문제가 일어나

산행하며 내려올 때 조심했어야 했는데

누구에게도 추월당하지 않으려

기를 쓰고 속도전을 즐기다

발목 다치고 난 뒤 점점 나빠져

정형외과 류원장 그 좋은 산 옆에 두고 어떻게 참고 계시나며 약을 올리나

둘레길 걸으며 바라보며 옛 추억을 되새기기만 한다


치아는 덧니로 보기는 그렇지만 상태는 좋았다

나이 먹어가며 열 받은 일이 많아지고

마음 다스리기 실패로

이가 솟아 금이 가 특수강으로 붙이고

어금니를 빼어내고 그 자리에 사랑니로 옮겨 심었다

3개월마다 점검하고 치실을 잘 사용하여 그런대로 이어가고 있다.

김원장에게 조금만 이상 있으면 달려가 치료한다


무너진 몸과 마음 관리하기 위해

자발적 왕따를 자처하여

혼자서도 잘 놀고 편할 때가 많다

 

멋지게 받아들인 반 애들한테 이해를 구하였다

몇몇이 앞장서 스스로 하려 힘써

모두들 밝고 환해 고맙다

협동심을 발휘해 생각보다 반 분위기는

선생님들이 3학년 문과 남학생 담임 맡길 꺼릴만큼 나쁘지 않다

믿음과 행동이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교직의 꽃은 담임이다

내가 아이들의 흉기가 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노력한다

 

작년 일년 김부장님 배려와 소통으로

교문지도 처음에는 무덤덤했지만

2학기 들어선 몸과 마음 쾌하였다

전교생 등교하는 모습과

주고 받은 인사 안녕~

말 그대로 안정되고 평강했다

 

고2 교련 시간에 다친 허리

결혼 직후 팀스프리트 훈련으로

옴줌달삭 못하다

정형외과 한의원 들락거리고

산행으로 허리 주변 근육을 만들어

큰 무리 하지 않고 그렇대로 잘 버티다

40 중반 살이 올라 좋아졌지만

지금도 조금 무리하면 금방 경고등이 켜져 병원으로 달려간다

특히 6년 전 인간적으로 아까운 졸업생 안타까운 일베 녀석이

청와대 교육부 검찰 교육청 경찰서 학교에 말도 되지 않은 내용과 사진으로 투서와 정보공시 요청 등으로

힘들고 무너질 때마다 일으켜 세워주어

20여년 주치의가 되어버린 류원장의

사립도 아닌 공립에서

환갑 넘은 선생님께

담임 업무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너무 순하시어 그렇다며

스트레스는 풀어야만

종합병동인 몸과 마음 더 망가지지 않고

유지되고 좋아진다며

이런저런 치유의 길을 처방하여 주었다

 

비법은 정말 필요할 때 쓰시라며 위로했다

 

새벽이 늦게 온다는 연서로 48길 11 제각말

창 밖에 여명이 유리창을 두드린다

 

사순절 성주간 시작이다

주님

저 베드로

어찌 하오리까?

 

동안 거의 모임 가지 못해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특히 미국에서 필리핀에서

간만에 온 친구 경우와 용철이 미안하다

기도 중에 함께 할게

다음에 반갑게 만나자

 

집사람 개인전에 찾아주신 분들과

 

그립습니다 서해 최학송

음악이 있는 문학마당 182

문학의 집 서울

함께 하고 응원하여 주신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월간 작은책 5월호 소파 방정환

원고 쓰려니 목과 어깨 통증과

의자에 앉기가 어렵다

몸 먼저 바로 세운 후 시작하자

 

내 어릴적 우상인 막내외삼촌

 

집사람 고 영어 선생님

나와 함께 근무한 주선생의 아버지인

미국 정치학박사

 

외갓집 인척인 친구의 아버지

 

세 분을

같은 날 보내드렸다

 

기도 중에

점점 돌아가신 분들이 많아진다

 

내 또한 가까워 졌다는 소식이다

 

남쪽 고향 폐교된 모교 학다리중앙교 운동장

한여름 그늘 숲 교실인 나이 자신 벚나무 꽃눈이

봄바람에 눈을 비비고

목백일홍나무 줄기는

꽃샘추위에도 간지럽다

뿌리에서 우듬지까지

온몸을 흔들어

꽃숭어리 자리를 마련하고

교무실앞 매화꽃은 향기를 뽐내지 않아도

벌나비 날아드는 봄이다

 

이 좋은 봄날 숲으로 가

심호흡으로

단전에 힘을 주자

 

2000년 이후 내 생의 방향을 바꾼

 

한국의 산과 민예를 사랑하고 한국인의 마음속에 살다 한국의 흙이 된 아사카와 다쿠미

문화와 교육 입국 정신으로 중앙대학 23년 동안 이사장이셨으며 수림문화재단 설립자 김희수 선생

메세나 정신의 화신으로 광주시립 영암군립미술관 하정웅 명예관장

아사카와 다쿠미 고향 청리고원을 일본 최고의 낙농과 유기농 지역으로 성장시킨 성공회 폴 러쉬 선교사

 

네 분의 삶과

 

저를 응원하는 모든 분들을 거울 삼아

성찰하며 낮은 자세로

단단한 나날을 다짐한다


2018.3. 24

'정종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상사   (0) 2018.04.03
진관사 저녁 산책  (0) 2018.04.02
환승  (0) 2018.03.21
봄비  (0) 2018.03.19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집우주집  (0) 2018.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