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모과꽃
정종배
신이문역에서
하행선
전동차를
간발의 차로 놓쳐
씩씩거리며
두리번거렸다
승강장 유리창 밖
담장 안 모과꽃이 피었다
꽃잎은 싱겁게 생겼다
모과향을 상상하기 쉽지 않다
잘 생긴 모과 몇 놈
거둬주지 않아
꽃가지에 매달려 썩고있다
삶도 때를 놓치면
저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