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넝쿨장미

정종배 2018. 5. 25. 06:57

 

넝쿨장미

 

               정종배

 

 

봄볕을 접어 접어

몇 겹을 접어서

담장 위에 장미꽃은

오월의 햇살 아래 춤을 춘다

 

내 혀는 접으면

접을수록

줄줄이 일들이 접히어

넝쿨째 손가락질 당한다

 

살아가며

접을 건 접어야 되는데

 

무엇을 접을까

어떻게 접을까

누구를 접을까

.

.

.

 

우선 나를 접어야

이 세상 아름답게 접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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