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정종배
개똥받이 뙈기밭 밭둑 밑
독무덤에 찔레꽃이 피었다
밭 매러 오가던 할매는
어릴 적 잃어버린 네 아들 영혼을
눈물로 돌 하나씩 쌓았다
엄마는 점상을 받지 않아 아픈 몸 치유하려
읍내 성당 오가며
임신중절 수술로 떨어트린 두 녀석 넋을 돌멩이로 달랬다
나는 고향 가는 길
3개월 태아로
북한산 백운대 등산으로 지에미 손을 놓은 녀석 얼을 누르려 돌멩이를 던졌다
돌멩이 하나 하나 뚫고서
찔레꽃 송이 송이 넝쿨째 피어났다
어릴적 새콤달콤 오래 씹던
찔레 새순 솟았다
내년 봄 꽃가지 되게 꺾지 않는다
개똥받이 뙈기밭 밭둑 밑
독무덤에 찔레꽃이 피고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