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넝쿨장미
정종배
봄볕을 접어 접어
몇 겹을 접어서
담장 위에 장미꽃은
오월의 햇살 아래 춤을 춘다
내 혀는 접으면
접을수록
줄줄이 일들이 접히어
넝쿨째 손가락질 당한다
살아가며
접을 건 접어야 되는데
무엇을 접을까
어떻게 접을까
누구를 접을까
.
우선 나를 접어야
이 세상 아름답게 접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