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쥐똥나무

정종배 2018. 5. 30. 06:58

 

쥐똥나무

 

            정종배

 

 

철망 안 저 나무는

언제나 철이 드나

눈에 띄지 않더니만

어느새 떼로 피어

나뭇잎 사이로

벌나비 혼쭐을 빼놓는다

 

쥐똥 쥐똥나무 쥐똥 그 검고 빛나는 역한 내로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지나치다

하얗게 월담하는 꽃향기에 뒤돌아 볼 수밖에 없었다

 

허명과 겉멋에 호 불호한 나날을 손구구하다

쥐똥나무 꽃향기가 뒤쫓아 와

쥐눈이콩 눈빛으로

내일을 위하여

오늘을 준비한다

 

제 꽃을 피울 때가

제 철이다

풀꽃도 나무도 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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