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똥나무
정종배
철망 안 저 나무는
언제나 철이 드나
눈에 띄지 않더니만
어느새 떼로 피어
나뭇잎 사이로
벌나비 혼쭐을 빼놓는다
쥐똥 쥐똥나무 쥐똥 그 검고 빛나는 역한 내로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지나치다
하얗게 월담하는 꽃향기에 뒤돌아 볼 수밖에 없었다
허명과 겉멋에 호 불호한 나날을 손구구하다
쥐똥나무 꽃향기가 뒤쫓아 와
쥐눈이콩 눈빛으로
내일을 위하여
오늘을 준비한다
제 꽃을 피울 때가
제 철이다
풀꽃도 나무도 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