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어수리꽃

정종배 2018. 7. 1. 22:15

 

 

 

 

 

어수리꽃

 

          정종배

 

 

어린 순은

수라상에 오르는 나물이다

 

꽃대가 훌쩍 크면

꽃들의 행진이 눈부시다

꽃가지에 꽃들이 피어나는

시기와

절정의 아우성 소리가 다 달라

바쁘다 지나치는 사람도

끈질지게 피고지며 안부를 묻고묻는

꽃향기에 붙들려

사랑한다 무릎꿇어

축제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임금님도 저 꽃들의

어예쁜 모습을 세었다면

나물로 드시지 못하고

물리치지 않았을까

 

남보다 더디고 늦되어

어릴적 눈에 띄지 않았지만

때가 되고 철이 들면

꽃가지에 아름다운 꽃잔치로

인생을 펼치는 멋진 이들이 많기에

세상은 살만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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