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장나무/정종배
향로봉 골짜기를 꽉 채운 누린내
왠 산짐승인가
오늘밤은 잡겠다 조심스레 다가가도
꼬리도 볼 수 없다
꽃향기도 어느 꽃이나
눈에 확 들어오진 않는다
꽃이 모여 피어 있어
품에 안아 볼 수 있다
사랑의 열매를 맺으려
꼬시는 법들도 야릇하다
벌나비 날아들지 않지만
뭉쳐 피어
실바람만 불어도
질펀하게 사랑을 나눈다
사랑 법은 다 다르다
손 못대는 뜨거운 사랑으로
살이 타는 냄새가 넘칠까
세상은 사랑할수록 살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