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소리에 철들다/정종배
이제는 봄비보다
가을비가 더 좋다
아니 가을비 소리가 더 좋다.
봄비에 꽃봉오리 벙글대는 소리보다
단풍잎 물들어가는 소리가
가슴에 못질하듯 파고들어 더 좋다.
오월의 숲 가득 차오르는 신록의 향기 퍼지는 소리도 좋지만
가을하늘 뭉게구름 적막하게 흩어지는 소리 그냥 내버려 두었다
저녁노을 슬며시 검붉게 타오르며
앓는 소리가 더 좋다.
시각보다 청각이 더 편하고 오랜 기억으로 가는
내 삶의 계절은
가을비 소리로 철벅거리는지
이제야 철들어 가는 소리 아닌지
달항아리 내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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