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달팽이/정종배
ㅡ망우리공원
너 없이는 못 살겠다 사랑하다
너 때문에 못 살겠다 헤어진다
한 때는 자식을 먹여 살리려
하이에나 어미로
하루내 썩은 고기 찾아 헤매다
빈손으로 돌아와
새끼에게 젖을 주는 얼굴은
포근한 엄마였다
너 없이는 못 산다
너 때문에 잘 산다
가슴에 꽉 박힌 대못을
내가 먼저 뽑아내면
세상 일이 벌거벗은 달팽이 뿔 위에 싸움이다
집 한 칸 없어도
죽살이로 한결같이 사랑한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