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민달팽이

정종배 2018. 10. 12. 04:46

 

민달팽이/정종배

ㅡ망우리공원

 

 

너 없이는 못 살겠다 사랑하다

너 때문에 못 살겠다 헤어진다

 

한 때는 자식을 먹여 살리려

하이에나 어미로

하루내 썩은 고기 찾아 헤매다

빈손으로 돌아와

새끼에게 젖을 주는 얼굴은

포근한 엄마였다

 

너 없이는 못 산다

너 때문에 잘 산다

 

가슴에 꽉 박힌 대못을

내가 먼저 뽑아내면

세상 일이 벌거벗은 달팽이 뿔 위에 싸움이다

집 한 칸 없어도

죽살이로 한결같이 사랑한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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