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패랭이꽃

정종배 2018. 10. 13. 07:33

 

패랭이꽃/정종배

ㅡ망우리공원

 

 

늦은 밤 퇴근길 패랭이꽃

몇 송이가 눈을 맞춰 반긴다

 

성치 않은 몸으로

나를 낳고 기르신 어머니의 가슴과

할아버지 노름빚을 갚기 위해

힘센 꼬마 담살이로 시작하여

천수답 쟁기질과 써레질

상갓집 염습과 상두꾼 요령잡이소리 앞소리꾼

면과 군의 퇴비증산왕

함평장 무안장 학다리장 엄다장 나산장 다시장 문평장

과일전과 지물포 장돌림을 끝으로

내일밤 기일인

아버지의 피와 땀이 행복일까

 

두 분의 목숨 건 삶의 가르침을

헛되지 않게 듣고 지키어

몸과 맘에 배어든 사랑으로

언제 어디서나 지금여기

향기로운 꽃으로 피어나려

몸부림친 나날이 행복일까

 

달항아리 내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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