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오로지

정종배 2018. 10. 29. 05:41

 

오로지/정종배

ㅡ망우리공원

 

 

숲은 각자 주어진 시간을

제 모습 갖추어 나갈 때

태풍과 벌레와 짐승에게

요절하거나

꽃을 피워

벌나비 꿀을 따고

기온 차가 크면 클수록

단풍은 사람을 홀린다

열매로 풍미를 더하거나

씨앗으로 후생을 도모한다

생의 짧고 긴 차이는 있으나

다 같이 땅 속에 묻힌다

쓸데없이 시간을 보내는 건

오로지 사람뿐이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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