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호구

정종배 2018. 10. 28. 23:05

 

호구/정종배

ㅡ망우리공원

 

 

이른 아침 출근길

느티나무 단풍잎

비바람에 대책없이 털리며

올 겨울 추위도 거뜬하다

속으로 웃고 있다

 

오늘 하루

신호등 고장으로

빨간불만 켜있듯

꼼짝않는 사랑에게

속속들이 단풍든 마음까지

손쓸 새도 없이 털리어

호구와 밥이 되길

발걸음 소리가 환하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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