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호구/정종배
ㅡ망우리공원
이른 아침 출근길
느티나무 단풍잎
비바람에 대책없이 털리며
올 겨울 추위도 거뜬하다
속으로 웃고 있다
오늘 하루
신호등 고장으로
빨간불만 켜있듯
꼼짝않는 사랑에게
속속들이 단풍든 마음까지
손쓸 새도 없이 털리어
호구와 밥이 되길
발걸음 소리가 환하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