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인연설

정종배 2018. 11. 7. 19:38

 

인연설/정종배

ㅡ망우리공원

 

 

담쟁이 넝쿨은 팩트체크 전문기자

우듬지 이파리가

마지막 잎새로 내달리며

올 때는 순서가 있으나

갈 때는 순서가 없고요

갈바람에 시달려도 단풍잎이 좋단다

 

오늘 아침 출근길

지선버스 운전기사

설 때는 아무 문제 없다

뜰 때는 시동 꺼트리길

각 정류장 빠트리지 않는다

내 삶도 이러길 몇 번이었나

함께 한 분들께 얼굴을 들 수 없다

담쟁이 넝쿨은 계절을 되새기다

여윈 잎을 실바람에 흔들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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