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쌍권총

정종배 2018. 12. 30. 11:38

 

쌍권총/정종배

ㅡ망우리공원 사색의 길을 걸으며

 

 

알 두 쪽 차고 서울에 올라 와

얽히고 설킨 가까운 사람을

내가 먼저

Forgive

용서하고

Forget

잊어버리는

쌍권총을 꿰차고

누볐다면

부끄러운 나날이 줄었을까

억수로 돈 벌어 양 주머니에

두둑하게 쩐을 넣고

신세진 분들을 폼나게

으리뻔쩍 단골집에 모시고

쌍권총을 휘둘러야 하는데

몇 군데 후원금과 연회비를

비밀통장 잔액이 0이라

딸내미가 인터넷뱅킹으로

세금 감면 마감일인

12월 31일

제야의 종소리 울리기 전

가까스로 송금했다

제 통장 채워달라 따라준

따뜻한 청주 한 잔 마시고

새해 첫날 이른 아침

쪼그라든 알 소리로

하현달을 앞세워 사색의 길을 걷는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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