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소지汝其沼址/정종배
ㅡ슬픈 사랑
삼각산 의상능선 오르려면
백화사 골짜기 입구의
여기소경로당 자리잡은
여기소터를 지난다
조선조 숙종 때 북한산성 쌓으려
동원된 지방 관리 만나려 온
기생이 뜻을 이루지 못하자
몸을 못에 던져 빠져 죽었다
그녀의 사랑이 잠긴 못이다
깊이 새긴 화강암 표지석으로
못 이룬 사랑을 전하고 있다
성공한 사랑은 흘려듣지만
이루지 못한 사랑 이야기는
사람들의 가슴을 쥐어짜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