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여기소터

정종배 2019. 1. 30. 03:01

 

 

 

 

여기소지汝其沼址/정종배

ㅡ슬픈 사랑

 

 

삼각산 의상능선 오르려면

백화사 골짜기 입구의

여기소경로당 자리잡은

여기소터를 지난다

조선조 숙종 때 북한산성 쌓으려

동원된 지방 관리 만나려 온

기생이 뜻을 이루지 못하자

몸을 못에 던져 빠져 죽었다

그녀의 사랑이 잠긴 못이다

깊이 새긴 화강암 표지석으로

못 이룬 사랑을 전하고 있다

성공한 사랑은 흘려듣지만

이루지 못한 사랑 이야기는

사람들의 가슴을 쥐어짜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정종배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강  (0) 2019.01.30
의상능선  (0) 2019.01.30
기해년 멧돼지바위  (0) 2019.01.29
초분  (0) 2019.01.29
우유니 사막  (0) 2019.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