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삶은 꼬막

정종배 2019. 2. 2. 08:39

 

삶은 꼬막/정종배

ㅡ새해를 맞이하며

 

 

어젯밤 백화점 세일에 반겨 사온 설음식

아침 밥상 삶은 꼬막 올랐다

입을 벌린 꼬막 많아

철없는 남편 불쑥

입을 벌린 꼬막보다

벌릴까 말까 애매모호한 꼬막이

간수가 빠지지 않아서

입에 딱 붙어 감기고

까먹는 재미도 별미인데

집사람 입 벌린 꼬막을 골라 까

아들 앞 접시에 놓으며

남편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한 세대 전 밥상 앞 풍경을

그대로 되새긴 아침이다

새해에도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정종배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해 아침  (0) 2019.02.04
여기소汝其沼  (0) 2019.02.03
겨울나기  (0) 2019.01.31
하현달  (0) 2019.01.30
멧돼지바위  (0) 2019.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