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겨울나기

정종배 2019. 1. 31. 22:33

 

 

 

겨울나기/정종배

 

 

북한산 둘레길 마실길

삼천교 교각 아래

남향받이 얼지않은 웅덩이

피라미떼 반짝이는 유영에

피곤한 눈알을 굴리고

움추린 가슴을 펼치며

가던 길 멈추고 안복을 누렸다

오늘 오후 청둥오리 다섯 마리

한 녀석 망을 보고

먹이사냥 열 올린다

얼음이 얼었다면 좋았을 것을

피라미 떼야 어서

어서 꼭꼭 숨을 곳을 찾아라

추울 때는 추워야

얼음 꽁꽁 얼어서

한겨울 탈없이 보내고

봄소식 알리는

동백꽃 향기와

별빛을 헬 수 있을 것인데

올겨울 최악의 가뭄으로

보타지고 쫄아든 웅덩이

얼음 얼면 겨울은 무사히 날 것인디

그리않해도 좁디좁은디

청둥오리 분탕질까지

운명이다 받아들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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