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기/정종배
북한산 둘레길 마실길
삼천교 교각 아래
남향받이 얼지않은 웅덩이
피라미떼 반짝이는 유영에
피곤한 눈알을 굴리고
움추린 가슴을 펼치며
가던 길 멈추고 안복을 누렸다
오늘 오후 청둥오리 다섯 마리
한 녀석 망을 보고
먹이사냥 열 올린다
얼음이 얼었다면 좋았을 것을
피라미 떼야 어서
어서 꼭꼭 숨을 곳을 찾아라
추울 때는 추워야
얼음 꽁꽁 얼어서
한겨울 탈없이 보내고
봄소식 알리는
동백꽃 향기와
별빛을 헬 수 있을 것인데
올겨울 최악의 가뭄으로
보타지고 쫄아든 웅덩이
얼음 얼면 겨울은 무사히 날 것인디
그리않해도 좁디좁은디
청둥오리 분탕질까지
운명이다 받아들일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