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태/정종배
고장마다 특산물이 있지요
호남가 첫 고을
함평천지 내 고향엔
홍어 민어 뻘낙지 석화 뱅치 어란 감태 칠게 달랑게 토하젓 간재미
봄에는 보리숭어 가을에는 참숭어 숭어새끼모찌
임금님 수랏상 진상품 엽삿젓 등이 있었지라우
간척사업과 영광원자력발전소 뜨뜻한 냉각수로
칠산바다는 말헐 작 것도 없고
갯뻘 고랑 메워지고 물고기와 해조류 씨가 말라
좆되야 부렸는디
그래도 이 중에 설 안팎으로
해제반도 함평만 뻘밭에서
손으로 긁어내 모타서
갯물에 몇 번이고 해감시켜
매코롬허게 쓰다듬어
참지름 장 깨 등을 넣어 되작여
젓가락으로 조심히 집어내
숟가락을 받쳐 먹는 맛과 재미는
솔찬허게 옹굴진 별미제
해남 강진 완도 등지서 나오는
메생이는 끓어야 맛이지만
신안 무안 함평 등지서
딱 요맘때 나오는 감태는
날 것 그대로 밥상에 오르지오
처음엔 쌉싸름허고 고소헌 향내가
기름에 전 세찬에 뱃속이 느끼허거나
밥맛이 떨어질 때 질로 먹고잡고
발효되어 익으면 입 안에
울어메 쪼그라든 젖가슴 온기가
스르르 녹아내려 퍼진당께
오매 어째 어째야 쓰을까
짜디짠 엽삿젓 달게 먹고
맨마지막 감태 한 젓가락
입에 넣고 오물거리면
세상을 다 얻을 것 같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