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겨울편지/정종배
오랜만에
편지를 쓴다
노을에
노을빛으로
꾹꾹 눌러 쓴다
한겨울 강둑 너머
갈대밭 사이로 난
길을 걸어 들어가
무슨 일을 저질렸는지
뜨겁게 달군 얼음 금 가는 소리에
청둥오리 놀라 날아 오르고
돌아나온 길 위에
일찍 잠든
아기별이 뒤척였는지
얼음 깨지는 소리에
당신과 쪼들리고 싶어 편지를 쓴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