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진관사

정종배 2019. 4. 2. 16:50

 

진관사/정종배

ㅡ수륙사터

 

 

소나무가 노을을 퍼먹고

입술 닦아 솔숲이 검붉다

멧돼지 가족들 원추리 참나리

새촉을 샅샅이 시식하며

산자락 더듬어 훑고간다

유기견 제 영역 제가 지킨다

제 집인양 절마당에서 짖어댄다

올해도 골짜기에 맹꽁이

솔숲에 두견이 뻐꾸기

짝 짓는 노래소리

철따라 이어질 수밖에

비구니승 죽비소리 소리마다

수륙사터 주춧돌에 꽃이 핀다

또랑시인 발걸음 멈춰서

성불하십시오

합장한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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