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관사/정종배
ㅡ수륙사터
소나무가 노을을 퍼먹고
입술 닦아 솔숲이 검붉다
멧돼지 가족들 원추리 참나리
새촉을 샅샅이 시식하며
산자락 더듬어 훑고간다
유기견 제 영역 제가 지킨다
제 집인양 절마당에서 짖어댄다
올해도 골짜기에 맹꽁이
솔숲에 두견이 뻐꾸기
짝 짓는 노래소리
철따라 이어질 수밖에
비구니승 죽비소리 소리마다
수륙사터 주춧돌에 꽃이 핀다
또랑시인 발걸음 멈춰서
성불하십시오
합장한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